불일치 배심(Hung Jury)이란?

재판에서 원고와 피고 양측이 증거 제시를 마치고 나면 배심단(Jury)은 제출된 증거물을 가지고 배심원실로 이동하여 숙고하고 투표를 거쳐 평결(Verdict)을 내리고 법정으로 돌아와 그 평결을 발표한다. 하지만 때로는 의견이 엇갈리는 일이 발생하기도 하며 이를 불일치 배심(Hung Jury)이라 부른다. 법원과 재판의 종류에 따라 불일치 배심 처리 방법에 차이가 있다. 일부 법원은 배심단에게 추가 질문을 받아 추가 심리(Additional Hearing)를 열기도 하고, 때로는 판사가 미결정 심리(Mistrial)를 선포하기도 한다.

미결정 심리(Mistrial)의 결과

민사 사건이 미결정 심리로 선포되면, 원고(Plaintiff)는 한 번 더 소송을 제기할 것인지 아니면 소송을 완전히 포기할 것인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 형사 사건의 경우, 검사(Prosecutor)가 혐의를 기각한 뒤 형량 조정(Plea Bargain)을 시도하거나 동일한 혐의로 피고를 다시 한번 기소하게 된다.

이중의 위험(Double Jeopardy)

미국 헌법 수정 조항 제5조(the Fifth Amendment)의 이중의 위험(Double Jeopardy Clause) 문구는 동일한 혐의로 두 번 이상 재판 혹은 처벌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에 대한 재심(Retrial)은 위의 원칙에 위배되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이중의 위험 금지 조항은 확실한 유죄 선고(Conviction)나 무죄 선고(Acquittal)가 내려진 경우에만 적용될 뿐, 배심단의 의견이 엇갈려 미결정 심리가 된 사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이 경우에 피고는 새로운 재판을 받게 될 수 있다.

판사의 재량권

배심단이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면 담당 판사에게 평결을 뒤집을 수 있는 권한이 있는가 따져 보아야 한다. 민사 사건에서는 배심단이 책정한 보상금의 액수를 판사의 재량으로 바꿀 수 있다. 형사 사건의 경우는 유죄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배심단이 유죄를 선포할 경우에 판사의 재량으로 배심의 평결을 뒤집어 피고에게 다시 한번 재판을 받을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배심단이 무죄를 선포하면, 그 결정은 되돌릴 수 없다.

판사에 의한 재판(Bench Trial)

배심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듯이 배심 재판 대신 판사가 직접 판결을 내리는 판사 재판을 받을 권리 또한 있다. 보통 배심단이 사건의 진실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린다면, 판사는 법에 관련된 부분의 결정을 내린다. 다시 말해 누가 잘못인지, 피해의 액수가 얼마인지, 얼마나 많이 다쳤는지는 모두 배심단이 판단한다. 하지만 판사 재판에서는 판사가 사건의 진실 여부뿐 아니라 법에 관련된 부분까지 결정짓는다. 판사 재판을 선택한다는 것에는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때로는 5-6명 배심단 모두를 설득하는 것보다는 한 명을 설득시키는 것이 더 쉽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판사들은 높은 교육 수준과 뛰어난 이해력을 가지고 있어서 그만큼 설득하기가 더 어려울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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